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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w+3d 미국에서 출산

honey bun 2023. 5. 5.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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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게 처음이었던 임신... 드디어 출산까지 왔다.

39w+0d에 이슬이 보여서 맘카페에서 열심히 검색하니 대부분 이슬을 보고 당일이나 늦어도 2~3일에는 진통이 와서 출산을 했다는 글이 많았다. 그래서 나도 어느정도 마음의 준비를 하고있었다.

39w+2d 아침, 아침에 뭔가 왈칵 하면서 분비물이 나오는 느낌이 들었다. 38주부터 분비물 양이 늘었던 터라, 양수라고는 생각도 못했고, 하루종일 물같은 분비물이 계속 나오나보다 했다. 남자친구에게 이야기를 했더니, 남자친구 역시 잘 모르겠다고 일단 지켜보자고 했다. 

분비물이 흘러내리는것도 아니었고 진통도 없었어서, 아 역시 그냥 분비물이었나? 하곤 저녁까지 평소처럼 지냈다.

그리곤 잠이 너무 와서 저녁 7시쯤에 잠이 들었다가 11시쯤 깼는데... 배가 아프기 시작했다.  이런 배아픔의 종류는 처음이었어서, '아 진통이구나' 하고 바로 느낌이 왔다. 평소에 선뜻 병원에 가자고 말을 해본 적이 없었던 내가 남자친구에게 병원에 가자고 얘기를 하니 남자친구도 '왔구나' 하는 표정으로 짐을 챙겼다. 

 

새로 이사한 곳에서 출산병원까지는 약 20분 거리. 배가 점점 아파오는게 느껴졌다. 병원에 도착하니 스테프가 나와서 휠체어로 산부인과쪽으로 안내해줬다. 소변검사 후에 간호사가 진행정도를 확인했는데, 자궁문이 1센치 열렸다고 한다. 그런데 자궁경부가 굉장히 짧아서 원한다면 바로 입원진행해주겠다고, 아니면 집에 갔다가 양수가 터지면 다시 와도 된다고 했다. 병원에서 체크인 할 때, 분비물 관련해서 이야기 했었는데, 양수터지면 다시 오라고 하길래 양수가 안터졌구나 생각하고 집으로 가겠다고 했다. 병원에 있기가 너무 불편했고, 볼일보고싶었는데 편하게 보고싶어서... ㅋㅋㅋㅋ 

 

집에와서 볼일 보자마자 진통이 갑자기 엄청 심해졌다. 정신을 못차릴 정도였다. 다시 그렇게 병원행... 

밤 11시 40분에 다시 병원에 도착했다. 이때는 정말 걷기도 너무 힘들었고 대화하기도 힘들었다. 이번엔 다른 간호사가 들어와서 체크를 했는데, 4센치가 열렸고 양수는 터진상태라고 했다. 급하게 입원수속 하고 언제쯤 양수가 터졌냐고 물어보길래, 처음에 체크인할 때 했던 이야기를 그대로 했다. 양수터진지 너무 오래되서 감염위험이 심하다며 항생제며 뭐 이것저것 맞았다.

 

너무 아파서 정신이 없어서 설명들은것도 생각도 안나고, 에피듀럴 맞고싶냐는 말에 당장놔달라고 한것밖에 기억이 안난다. 

그런데 이것도 마취 전문의를 기다려야되서 바로 못맞고 한참 기다렸던걸로 기억한다.

에피듀럴맞고 통증이 사라질때쯤 시계를 보니 6시 반이었다. 생진통을 7시간정도 겪었다. 마취할때 간호사랑 마취전문의가 이것저것 물어봤었는데, 아파서 대답을 못하니 남자친구가 대신해서 전부 대답을 했어야됐다. 그동안 출산클래스 들으면서 이런상황이 왔을때 어떻게 대처할것인지 계획 세운게 도움이 많이 됐다. 

 

무통주사를 맞고 숨통이 트였다. 간호사가 지금 좀 자야된다고 해서 잠에 들었다. 아침 아홉시에 진행상황을 체크하니, 5센치... 열두시에 또 체크하니 여전히 5센치... 막상 무통주사를 맞고나니 진행이 너무 더뎌졌다. 그래서 유도분만을 위해서 주사를 맞고 상황을 보기로 했다. 3시에 다시 체크하니 6센치.. 진행상황을 빨리하기위해 약을 추가로 더 투여하고 6시가 되니 7-8센치가 열렸다고 한다. 그 이후로는 얼마나 열렸는지 말 안해주고 힘주기 연습을 간호사와 했다. 그런데 무통주사때문에 감각이 없어서 힘이 제대로 안들어가는지, 간호사가 거울을 가져왔다. 거울로 아래를 비추며, 이게 아기 머리라며, 어디에 힘을 줘야되는지 보라고 했다. 말로만 들었던 출산시 거울이... ㅠㅠ 나에게 일어났다. 그렇게 연습을 하고, 곧 의사와 간호사들이 들어왔고 본격 힘주기를 시작했다.

 

막상 힘주기를 시작하니, 아기는 생각보다 빨리 나왔다. 7시가 좀 넘자, 아기 울음소리가 들렸다. 그리곤 누워있는 나에게 바로 아기를 넘겨주었다. 현실감각이 없었고 마냥 꿈만 같았다. 미친듯이 아팠던 진통에, 집에 가고싶다고 그만하고싶다고 생각했던 그 시점부터 아기가 내 가슴에 안겨있는 그 순간까지 너무 그냥 꿈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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